넬슨제독이야기

1758년 9월 29일, 19세기 영국 해군을 세계 최강의 해군으로 이끈 ‘호레이쇼 넬슨’ (Horatio Nelson)제독이 태어납니다. 노포크 ‘번햄’(Burnham)마을에서 ‘에드문드 넬슨’과 ‘캐서린 넬슨’ 부부의 11명의 남매 중 6번째로 태어난 그는 12살의 나이로 영국 해군에 입대하죠. 1777년 부(함)장이 된 넬슨은 동인도로 배치되었다가 미국의 독립전쟁에 참전하였으며, 약관의 나이로 1779년 6월 프랑스 해군으로부터 나포된 대포 28문의 프리깃함 힌친브로크(HMS Hinchinbroke)의 지휘권을 인수해 함장으로 취임합니다. 영국 해군사상 최연소 함장 기록이었죠.1793년 나폴레옹이 지배하는 프랑스와 전쟁이 터지자 지중해 함대로 전근된 넬슨은 ‘아가멤논’ (HMS Agamemnon)함의 함장을 맡아 코르시카 섬 해역에서의 전투를 시작으로 10여 년간 프랑스군과 전투를 벌였죠. 1794년 코르시카 섬의 칼비 지역에서 처음 부상한 넬슨은 프랑스군이 쏜 포탄의 파편을 맞아 오른쪽 눈을 잃었습니다. 1797년 넬슨은 함포 74문을 적재한 ‘캡틴’ (HMS Captain)함을 지휘해 함포 130문의 ‘산티스마 트리니다드’ 함과 전투를 벌여 승리합니다. 트리니다드 함은 당시 세계 최대의 전함이었죠. 넬슨이 이때 거둔 승리가 세인트 빈센트 봉을 점령하는 데 결정적 공헌을 했습니다. 그는 이 전투에서 세운 공로로 해군소장 진급과 함께 기사작위를 받았습니다.넬슨은 같은 해 7월 캐너리 섬 산타쿠르즈 시를 점령하려는 작전에서 부상을 입어 오른쪽 팔을 잘라내야 했습니다. 1년 후인 1798년 부상에서 회복되어 복귀한 넬슨은 나폴레옹의 이집트 원정을 지원하는 프랑스 함대를 추격하기 시작했죠. 나일 해전에서 영국 해군이 거둔 승리는 나폴레옹의 이집트 원정을 좌절시켰습니다. 프랑스 육군은 넬슨이 도착하기 전 이미 아부키 만 상륙을 완료한 후였지만, 8월 1일 벌어진 나일 해전(Battle of Aboukir Bay)에서 영국 전투함들은 13척의 프랑스 전투함 중 11척을 나포하거나 파괴하는 승리를 거둡니다. 이 전투에서 영국 해군의 피해는 단 한 척도 없었죠. 나폴레옹은 이 전투의 패배로 이집트 원정을 포기하고 프랑스로 돌아갈 수밖에 없었습니다. 때문에 나일 해전은 후일 벌어진 트라팔가 해전만큼 중요한 역사적 가치를 지닌 해전으로 평가 받고 있습니다. 그해 12월 프랑스군이 나폴리를 침공하자 넬슨은 함대를 지휘해 나폴리 왕가를 구출하죠. 이 과정에서 그는 나폴리 주재 영국대사의 젊은 아내 ‘엠마 해밀턴’(Emma Hamilton)과 사랑에 빠집니다. 넬슨은 이미 기혼자였지만, 엠마는 곧 넬슨의 정부가 되었으며 영국에 돌아와서는 둘 사이에 딸 ‘허레이시아’ (Horatia)가 태어납니다. (넬슨 제독과 엠마 해밀턴의 사랑 이야기는 영국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로맨스 스토리이기도 합니다.) 그 후 ‘아미앵 협정’ (Peace of Amiens) 프랑스와의 휴전이 성립되자 잠시 해군을 떠났던 넬슨은 다시 전쟁이 격화되자 1803년 ‘빅토리’함 (HMS Victory)의 지휘를 맡아 프랑스 ‘툴롱’항 (Toulon) 봉쇄작전에 참가합니다. 그 후 2년 동안 그는 거의 바다위에서 시간을 보내야했죠. 프랑스 해군은 1805년 악천후 속에서 영국의 해상봉쇄를 벗어났습니다. 넬슨은 대서양을 가로질러 서인도 제도로 향하는 프랑스군을 추격하였지만 실패하고 맙니다. 건강마저 악화되었던 넬슨은 영국 머튼(Merton)으로 퇴역하였지만 2개월도 안되어 다시 바다로 나갈 수밖에 없었습니다. 프랑스 해군이 스페인 함대와 합류한 데 이어 자신들의 육군과도 합세, 영국 침공을 준비하고 있었기 때문이었죠. 프랑스와 스페인의 연합함대는 33대 27척으로 함정 수에서 영국 함대를 압도하고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넬슨은 세밀한 작전계획을 짜 이를 각 함장에게 하달했죠. 그리고 자신은 기함 빅토리 함상에서 “조국은 제군들에게 각자 맡은 바 의무를 다할 것을 원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보냅니다.  쌍방 함대는 1805년 10월21일 스페인 트라팔가르 곶에서 만나 치열한 해전에 돌입했습니다. 이 해전은 정확히 넬슨의 작전계획대로 진행되어, 영국 함대는 열세 번째와 열네 번째 함선 사이를 뚫고 들어가 19척의 적함을 격침 또는 나포하는 승리를 거두었죠. 영국 함대의 피해는 단 한 척뿐이었습니다. 트라팔가르 해전 후 영국은 이후 100년간 세계의 바다를 지배했고 나폴레옹의 영국 침공 꿈은 트라팔가르 바다 밑에 수장되고 말았습니다. 하지만 넬슨은 살아서 자신이 거둔 승리를 끝까지 보지 못합니다. 그가 직접 지휘한 빅토리함은 프랑스의 기함 ‘부상테르’ (Bucentaure)함에 심각한 손상을 입혔지만, 프랑스군의 저격수가 쏜 총탄에 치명상을 입은 것이죠. 이 총탄은 폐를 관통하고 척추에 박혔습니다. 그리고 넬슨은 “나는 이제 만족한다. 조국을 위해 내 임무를 완수하게 해준 하느님께 감사한다”는 유언을 남기고 숨을 거두고 맙니다. 그의 나이 47세였습니다. 그의 시신은 브랜디 통에 보존되어 런던으로 옮긴 뒤 영국 국민들의 애도속에 세인트 폴 성당 묘지에 안장되었죠. 이후 영국은 해양패권을 장악하여 대서양에서 인도양에 이르는 주요 거점을 모두 확보합니다. ‘해가 지지 않는 나라’, 대영제국의 전성기가 펼쳐진 것이었죠. 넬슨은 화력을 효율적으로 집중하고 기동성을 극대화하는 전술로 트라팔가 해전을 승리로 이끌었고, 그의 해군 전략·전술은 이후 미국의 해군제독 ‘앨프리드 마한’에게 전해져 해상전투에서 새로운 이론개발의 기초를 제공했습니다.      (http://blog.ohmynews.com/gompd/161726 곰PD의 전쟁이야기 중에서)